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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일상 속 틈새 호기심을 유쾌하게 긁어드리는 프로그램, ‘어쩌다 마주친 미스터리’의 진행자 서지민입니다.
벌써 10월의 첫날입니다.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오니까 괜히 마음도 숭숭 뚫린 것 같고, 선선한 날씨 덕에 캠퍼스 거니는 재미가 쏠쏠한 요즘인데요. 이상하게 가을만 되면 옆자리가 괜히 헛헛하고, 지나가는 커플만 봐도 내 안의 연애 세포들이 기지개를 켜는 기분이 들곤 하죠. 오늘도 지루한 수업에 지치신 여러분들을 위해 미스터리 들고 왔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바로 요즘 같은 계절에 딱 어울리는 연애에 관한 미스터리인데요.
사실 연애라는 게 세상에서 가장 달콤하지만, 동시에 가장 이해하기 힘든 복잡한 감정의 연속이잖아요. ‘대체 그 사람은 왜 그랬을까?’, ‘나는 왜 이렇게 반응했을까?’ 싶은 순간들, 다들 한 번쯤 겪어보셨을 겁니다.
오늘 준비한 3가지 미스터리 역시 몰라도 사는 데 전혀 지장 없지만, 들으면 은근히 신경쓰이고 어디 가서 아는 척하기 딱 좋은 이야기들로 꽉 채워왔습니다.
잠시 복잡한 머릿속은 비워두시고, 몽글몽글해진 마음으로 편안하게 귀 기울여주세요. 그럼 본격적으로 미스터리를 풀기 전에, 첫 곡 먼저 듣고 오겠습니다.
자이언티-UN LOVE
첫 곡 듣고 오셨습니다. 오늘 첫 번째 주제는 짝사랑에 대해 이야기 해볼 건데요. 듣자마자 뼈 맞은 듯 아파할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조잘조잘 막힘없이 말 잘하던 내가.. 이상하게 그 사람, 내가 좋아하는 짝사랑 상대만 나타나면 갑자기 고장이 나버립니다. "밥 먹었어?" 하고 자연스럽게 물어봐야 하는데 "어... 너 뭐야?" 수준의 아무 말이나 던지고, 집에 돌아와 이불을 차며 밤을 새운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으시죠?
내가 미련해서일까요, 아니면 연애 세포가 부족해서일까요? 자책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어설픈 말과 행동은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여러분의 뇌에서 과부하가 일어났다는 아주 과학적인 증거입니다.
원인은 바로 우리 뇌 속에 있는 두 친구, '전두엽'과 '편도체'입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을 갑자기 마주치는 순간, 우리 뇌의 감정과 위협을 담당하는 편도체가 엄청난 자극을 받고 비상벨을 울립니다. 이때 뇌는 이 상황을 일종의 엄청난 긴장 및 비상 상황으로 인지해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을 쏟아냅니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손에 땀이 나는 게 바로 이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가 미친 듯이 폭주하면, 이성과 논리, 언어 구사력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그 과부하를 견디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멈추게 되어 버립니다. 컴퓨터로 치면 너무 고화질 게임을 돌리다가 화면이 멈춰버리는 이른바 버퍼링 상태가 되는 거죠.
전두엽이 퇴근해 버렸으니, 당황한 뇌는 아무 말이나 뱉어내기 시작합니다. 평소 같으면 머릿속에서 정돈되어 나와야 할 단어들이 꼬이고, 몸은 어정쩡하게 굳어버려 그야말로 사람 자체가 뚝딱거리는 로봇으로 변해버리는 겁니다. 즉, 여러분이 뚝딱이가 된 건 그 사람을 진짜 많이 좋아한다는 뇌의 확실한 고백인 셈이죠.
그렇다면 이 짝사랑 앞의 뚝딱이 현상, 조금이라도 방지할 수 있는 팁은 없을까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갑자기 좋아하는 사람과 마주쳤을 때, 속으로 딱 3초만 심호흡을 해보세요. 크게 숨을 쉬면 뇌에 산소가 공급되면서 폭주하던 편도체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잠시 기절해 있던 전두엽이 슬금슬금 제자리를 찾게 됩니다.
오늘 캠퍼스에서, 혹은 강의실에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서 뚝딱거렸더라도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그건 여러분의 뇌가 그 사람에게 전해주는 가장 정직한 표현이니까요.
버퍼링 걸린 내 뇌에게 잠시 휴식을 주라는 의미로 준비한 노래입니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자꾸만 머뭇거리게 되는 그 마음을 담은 노래 듣고 두 번째 미스터리 풀어보겠습니다.
딘딘-이러면 안 될 거 아는데 너 앞에만 서면 나락
이번 미스터리는 대학생이라면 단톡방이나 연애 상담에서 누구나 한 번쯤 털어놓았을 이야기입니다. 짝사랑하는 그 사람이 무심코 던진 안부인사 한마디에 '이거 나한테 관심 있는 건가?' 하고 하루 종일 설레어본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으시죠?
눈만 마주쳐도, 스쳐 지나가며 웃어주기만 해도 머릿속에서는 이미 결혼식장 대관까지 끝내는 그 심리. 대체 왜 우리는 조그만 친절에도 이렇게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는 걸까요?
이게 바로 오늘 마주칠 두 번째 미스터리 '도파민과 바더-마인호프 현상'입니다. 특별한 의도가 있었던 것도 아닌 상대의 일상적인 행동에 왜 나도 모르게 소설 한 편을 쓰게 되는 걸까요?
비밀은 심리적 현상인 '바더-마인호프 현상'과 '도파민'에 있습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순간, 우리 뇌는 그 사람을 최우선 탐색 대상으로 설정합니다. 마치 돋보기를 들고 자세히 살피듯, 뇌가 모든 자원을 동원해 상대의 아주 미세한 변화까지 잡아내도록 세팅되는 겁니다.
이때 뇌는 그 상대를 떠올리기만 해도 즐거움을 주는 도파민을 분비시키는데요. 도파민에 중독된 뇌는 더 많은 도파민을 얻기 위해 상대의 아주 작은 행동, 이모티콘 하나, 말투 하나까지 전부 호감의 신호로 해석하려고 드는 거죠.
여기에 바더-마인호프 현상이 더해집니다. 한 번 신경 쓰이기 시작한 정보가 자꾸 찾아지는 현상인데요. 예를 들어 노란색 차를 사려고 마음먹으면 길거리에 노란 차만 보이는 것처럼, 짝사랑 상대가 남들에게도 똑같이 해주는 평범한 매너와 친절이 유독 나만을 위한 특별한 신호처럼 선명하게 포착되는 겁니다.
이 의미 부여가 얼마나 크냐면요. 상대가 단톡방에 올린 "ㅋ"의 개수나 텍스트 이모티콘 하나를 가지고 새벽까지 혼자서 인류학 탐구를 하게 만듭니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 행동인데도 말이죠.
참고로, 이러한 의미 부여 현상은 내가 상대를 깊이 생각하고 열정적으로 몰입하고 있을수록 훨씬 더 강하게 일어난다고 해요. 오늘부터 누군가의 조그만 행동에 온 신경이 쓰이고 의미를 찾게 된다면, ‘내 뇌가 지금 그 사람으로 가득 차서 도파민을 열렬히 원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결국 상대의 작은 행동에 가슴 졸이고 의미를 부여한다는 건, 그만큼 내 마음이 누군가를 향해 진심으로 열려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비록 혼자만의 착각으로 끝나는 흑역사가 될지라도, 누군가를 떠올리며 하루 종일 설레어보는 그 감정 자체가 청춘의 특권 아닐까요?
어쩌면 그 착각 덕분에 우리의 무채색 같던 대학 일상이 조금 더 알록달록하게 빛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혼자만의 달콤한 착각에 빠진 분들을 위해 준비한 곡입니다. 르세라핌의 Sour Grapes 듣고 오겠습니다.
르세라핌-Sour Grapes
어쩌다 마주친 미스터리, 오늘 준비한 마지막 코너입니다! 시작하기 전에 여러분께 질문 하나 드릴게요. 만약 여러분이 정말 마음에 드는 이상형과 데이트할 기회가 생겼다면,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1번, 분위기 좋은 카페. 2번, 귀신의 집이나 롤러코스터가 있는 놀이공원!
보통은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기 좋은 1번을 떠올리실 텐데요. 연애 성공률을 극대화하고 싶다면 정답은 의외로 2번입니다.
오늘의 마지막 미스터리, 바로 흔들다리 효과 때문인데요.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거리는 위기나 긴장 상황을 함께 겪으면 썸 성공 확률이 급상승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뇌가 저지르는 귀여운 착각, 일명 원인의 오인에 있습니다. 높고 흔들리는 다리를 건너거나 공포영화, 중요한 시험처럼 극심한 긴장감에 노출되면 우리 몸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뿜어져 나오며 심장이 쿵쾅거리고 손에 땀이 납니다. 그런데 이때 내 옆에 매력적인 누군가가 서 있다면? 뇌가 엄청난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거죠. 자신의 심장이 왜 이렇게 뛰는건지 의심을 하며 이 상황이 무서워서인지 아니면 내 옆에 있는 이 사람한테 반해서 그런건지 헷갈리게 됩니다.
결국 뇌는 신체적인 긴장감을 사랑의 설렘으로 착각해, 옆에 있는 상대방에게 훨씬 더 빠르고 강렬한 호감을 느끼게 됩니다.
실제로 이 현상을 입증한 심리학 실험이 아주 유명하죠. 아찔하게 흔들리는 로프 다리 한가운데서 여성 조사원이 남성에게 전화번호를 줬을 때와, 평평하고 안정적인 다리 위에서 전화번호를 줬을 때를 비교했더니... 흔들다리 위에서 번호를 받은 남성들이 나중에 연락해 올 확률이 무려 4배 이상 높았다고 합니다.
참고로, 꼭 놀이공원이나 흔들다리에 가지 않더라도 괜찮습니다. 대학생들에게는 과제 마감 직전이 바로 완벽한 흔들다리 역할을 해주거든요. 함께 스트레스를 받으며 극한의 상황을 견뎌내는 동안, 옆자리 동기의 심장 소리가 사랑의 신호로 바뀔 확률이 올라가는 겁니다.
오늘 밤, 혹은 이번 주말에 썸 타는 그 사람과 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고 싶다면 살짝 스릴 있고 두근거리는 활동을 함께 계획해 보는 건 어떨까요? 가끔은 내 뇌가 저지르는 달콤한 착각에 슬쩍 기대어 보는 것도 좋은 연애의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지, 백현의 Dream 들려드리면서 코너 마치겠습니다.
수지, 백현-Dream
오늘 우리가 풀어본 소소한 질문들, 어떠하셨나요? 오늘은 특히 짝사랑과 관련된 주제가 나와서 짝사랑 중이신 분들이 많이 공감하셨을 것 같은데요. 풀어드린 이야기들이 여러분께 작은 위안과 해결책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특히 마지막 코너에서 다룬 흔들다리 효과 꼭 기억하셨다가 유용하게 잘 활용해 보세요!
오늘 나눈 이야기들이 팍팍한 수업과 과제 속에서 여러분의 뇌를 잠시나마 즐겁게 해주는 기분 좋은 자극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다음 주에도 들으면 은근히 폼나고, 어디 가서 스몰토크하기 딱 좋은 엉뚱하고 미스터리한 일상 속 질문들을 가득 챙겨서 돌아오겠습니다. 다음 주엔 또 어떤 어이없고 궁금한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해 주세요!
지금까지 ‘어쩌다 마주친 미스터리’, 진행에 서지민, 기술 ___, AD ___이었습니다. 다음 주 이 시간에 또 만나요! 안녕~
혁오-LOVE 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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