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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대전환과 일상의 편리함 이면에는 ‘아날로그’라 불리는 존재들이 점차 설 자리를 잃는 풍경이 공존한다. 당장 우리 대학만 둘러봐도 도서관은 온전히 ‘책을 읽는 공간’이라기보다는 공강 시간에 숨을 고르거나 시험 기간에 바짝 집중하기 좋은 장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단순히 책을 수집하고 보관하던 과거의 역할을 넘어, 능동적 지식 플랫폼으로 체질 개선을 겪고 있는 대학 도서관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 숫자로 읽어본 대학도서관의 현재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발표한 '2025년 대학도서관 실태조사 결과 분석'을 들여다보면, 변화의 바람 속에서도 도서관의 뼈대는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4년제 대학의 재학생 1인당 소장 도서 수는 평균 87책, 전문대학을 포함한 전체 대학의 평균은 81책으로 집계되었다. 지식의 보고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전히 든든한 자산을 품고 있는 셈이다.
■ AI 시대, 사서의 자리가 넓어지는 이유 도서관의 물리적인 풍경이 달라지는 것만큼이나 흥미로운 대목은 사서들의 역할 변화다. 단순한 자료 검색이나 반복적인 행정 업무는 인공지능이 빠르게 대신하게 되면서, 현장의 사서들은 기존의 기획 및 교육 업무를 더욱 고도화·전문화하는 한편, 심층적인 연구 지원 영역으로 시선을 넓히고 있다.폭증하는 디지털 정보 속에서 이용자 맞춤형 지식을 선별하는 큐레이션의 질을 높이고, 이용자 소통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주도하는 ‘지식 안내자’로서의 무게감이 점점 커지는 이유다.
■ 지속 가능한 도서관을 위한 숙제 물론 아쉬운 대목도 적지 않다. 재학생 1,000명당 도서관 직원 수는 4년제 대학 기준 약 1.2명 수준에 머물러 있고, 총결산액 대비 자료구입비 비율도 평균 0.8%에 그쳐 도서관 운영을 위한 내실 있는 예산과 인력 확보가 여전히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다행히 현장의 발걸음은 바쁘다. 변화하는 학술 생태계에 발맞추기 위해 도서관 직원들은 연간 평균 약 49.6시간의 교육을 소화하고 있으며, 이 중 40여 시간을 온전히 도서관 직무 역량을 다지는 데 쏟아붓고 있다.
■ 미래를 향한 시선: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가교로 대학도서관은 아날로그적 온기를 품은 채, 최첨단 기술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새로운 ‘지식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다. 책장의 먼지를 털어내던 조용한 공간에서, 오늘날의 대학도서관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내일의 혁신을 조용히 설계해 나가는 중이다.
본 기사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2025년 대학도서관 실태조사 결과 분석(연구보고 CR 2025-10)'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_조나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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