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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8) 어쩌다 마주친 미스터리
작성자 언론사 등록일 2026.10.12

오프닝 멘트

SM UP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DOWN

< 오프닝 BG >

안녕하세요. 일상 속 틈새 호기심을 유쾌하게 긁어드리는 프로그램,

‘어쩌다 마주친 미스터리’의 진행자 박환희입니다.


10월도 어느새 둘째 주 목요일입니다. 그리고 내일은 바로 한글날인데요. 금요일이 공휴일이라 3일 연휴를 즐길 수 있습니다. 벌써부터 마음이 캠퍼스 밖으로 나가 있는 분들이 계실 거 같은데요. 오늘 수업만 버티면 된다는 마음으로 라디오를 듣고 계실 여러분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한글날을 앞두고 우리가 매일 쓰고, 듣고, 말하는데도 정작 잘 모르는 말과 소리, 글자에 얽힌 미스터리를 들고 왔습니다. 매일 입 밖으로 내뱉고 눈으로 읽는 말인데 어딘가 이상한 구석이 있는 듯해요.


오늘 준비한 미스터리 역시 몰라도 사는 데 전혀 지장 없지만, 알고 나면 내 입과 귀와 눈이 조금은 새롭게 느껴지고, 어디 가서 아는 척하기 딱 좋은 이야기들로 꽉 채워왔습니다.


연휴를 앞둔 가벼운 마음으로 편안하게 귀 기울여주세요. 첫 곡 듣고 오겠습니다.

M1 UP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DOWN

LUCY(루시) - 조깅(Jogging)


코너1 ? 글자 붕괴

첫 곡 듣고 오셨습니다. 지금부터 한 가지 아주 간단한 실험을 해볼 건데요. 잠깐 하던 일을 멈추시고 ‘한글’이라는 단어를 속으로 열 번만 반복해보세요. 한글, 한글, 한글...


열 번 다 말하셨죠? 어떠셨나요? 어느 순간부터 ‘한글’이 뭔지 모르겠고, 그냥 이상한 소리 덩어리 같다는 생각이 드시지 않으셨나요? 분명 평생 알고 쓰던 단어인데, 여러번 반복하다 보니 갑자기 낯설게 느껴집니다. 이 현상이 바로 오늘 소개해드릴 ‘글자 붕괴’ 현상입니다.


같은 글자를 한참 쳐다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부터 이게 무슨 글자인지, 이게 원래 이런 거였는지 의심이 드는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이런 현상을 ‘게슈탈트 붕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심리학에서는 이를 ‘의미 포화’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단어는 왜 갑자기 낯설어진 걸까요? 우리가 어떤 단어를 듣거나 읽으면 뇌에서는 그 단어의 의미를 담당하는 신경 회로가 활동합니다. 그런데 같은 단어를 계속 반복하면, 뇌에서 그 단어를 처리하는 방식에도 일시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어느 순간 단어의 의미보다 소리나 글자의 형태가 더 눈에 들어오면서, 소리의 울림이나 글자의 모양만 덩그러니 남게 됩니다.


어떤 음식을 한 끼, 세 끼, 일주일 내내 먹으면 어느 순간 음식을 먹고 있는 게 아니라 씹는 행위로만 느껴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맛이 사라지는 것처럼 의미도 사라지는 거예요.


이 현상은 일상에서도 자주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서 보고서를 쓰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쓰고 있는 단어가 이상하게 느껴져서 ‘이 맞춤법이 맞나?’ 하고 괜히 검색해 보신 적 있으시죠? 그건 여러분의 맞춤법 실력이 떨어지거나 퇴행한 게 아니라 뇌가 그 단어에 잠깐 지쳐 있는 겁니다.


다행히 이 피로는 오래 가지 않는데요. 잠깐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거나 휴식을 취하면 금방 돌아오게 됩니다. 글을 쓰다가 갑자기 단어가 낯설어진다면 억지로 붙잡고 있지 말고 잠깐 일어나 물 한 잔 마시고 오시는 건 어떨까요.


오늘부터는 매일 쓰는 말이 갑자기 낯설어지게 되면 ‘내 뇌가 열심히 일하다가 피로가 쌓였구나.’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잠깐 쉬고 싶어한다는 신호인 거죠. 마침 내일부터는 한글날 연휴이니 충분한 휴식을 취하시면 좋겠습니다. 또, 평소에 내가 아무 생각 없이 쓰던 글자와 말들을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익숙한 것도 잠시 멈춰 바라보면 새롭게 보이는 것처럼, 지금은 평소 아무 생각 없이 쓰던 말들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잠시 음악 들으면서 머리도 쉬어가 볼까요? 아이유의 ‘마음’ 듣고 오겠습니다.

M1 UP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DOWN

아이유-마음

코너2 ? 내 이름만 들려

노래 듣고 왔습니다. 오늘 두 번째 코너는 ‘내 이름만 들려’ 입니다.


점심시간 학식당을 가면 여러 명이 떠드는 소리가 겹쳐서 윙윙 울려대는데요. 이상하게 멀리서 누가 내 이름을 부르면 그 소음을 뚫고 귀에 쏙 들어옵니다. 반대로 바로 앞에서 친구가 한참 이야기하는데 딴생각하다가 한마디도 못 들은 적도 있고요. 분명 같은 귀인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혹시 내 귀가 유독 예민한가? 싶을 수도 있는데요. 그런 건 아닙니다. 심리학에서는 이 현상을 ‘칵테일 파티 효과’라고 부릅니다. 1950년대 초 영국의 심리학자 콜린 체리가 연구한 내용인데요. 칵테일 파티처럼 여러 사람이 동시레 떠드는 시끄러운 곳에서도 내가 듣고 싶은 소리 하나에만 집중할 수 있는 뇌의 능력을 말합니다.


비밀은 뇌의 선택적 주의에 있습니다. 우리 귀로는 온갖 소리가 들어오는데, 뇌가 이걸 전부 처리하려고 하면 과부하가 걸릴 테죠. 그래서 뇌는 중요한 소리만 앞으로 끌어올리고, 나머지는 볼륨을 낮춰버립니다.

그런데 여기엔 신기한 예외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내 이름’입니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던 대화 속에서도 내 이름이 나오면 뇌가 놓치지 않고 알아챕니다. 한 실험이 있었는데요. 한쪽 귀로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 말하게 하고, 다른 쪽 귀로는 전혀 다른 소리를 흘려보내면서 중간에 참가자 이름을 끼워 넣었습니다. 그쪽 소리에는 집중하지 않고 있었는데도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자기 이름을 알아챘다고 합니다.

우리가 평생 가장 많이 듣고 반응한 소리라서 뇌가 ‘중요한 소리’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능력을 어떻게 써먹으면 좋을지 이야기 해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시끄러운 카페에서 대화가 잘 안 들릴 때 쓰면 좋은 꿀팁입니다. 상대방의 입 모양을 같이 보는 것인데요. 소리만으로는 구분하기 힘든 말도 입 모양을 함께 보면 훨씬 또렷하게 들리거든요. 두 번째는 사람들의 주의를 모으고 싶을 때 쓰는 꿀팁입니다. 첫마디에 이름을 부르는 방법인데요. 뇌가 가장 먼저 반응하는 소리가 바로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뒤돌아봤다면, 내 뇌가 일을 아주 잘하고 있다는 뜻으로 알면 될 거 같습니다. 이어서 처진 달팽이의 말하는대로 듣고 마지막 미스터리로 넘어가겠습니다.

M1 UP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DOWN

처진 달팽이 (유재석 & 이적) - 말하는 대로

코너3 ? 혀끝에서 맴도는 말

노래 듣고 왔습니다. 오늘 ‘어쩌다 마주친 미스터리’ 마지막 코너입니다. 여러분은 친구 혹은 가족들과 이야기하다가 “아, 그 있잖아. 그 배우 나오는, 주인공이 막 이렇게 하는 영화... 아 뭐였지?“ 한 적 있으시죠? 분명 알고 있는데 생각나지 않아서 한참을 끙끙대신 경험 말이에요.

첫 글자는 뭐였고, 세 글자였던 거 같고... 끝내 입 밖으로는 나오지 않는 그 답답한 심정,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 현상을 ‘설단 현상’이라고 부르는데요. 혀 설, 끝 단 자를 써서 ‘혀끝에서 맴돈다’는 뜻입니다. 왜 우리에겐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요? 어떤 단어를 말하려면 뇌에서는 두 가지 정보를 꺼내야 합니다. 하나는 그 단어가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한 의미이고요. 또 하나는 그 단어를 어떻게 발음하는지에 대한 소리입니다. 설단 현상은 의미까지는 떠올렸는데 소리를 끝내 생각해내지 못했을 때 생기는 일입니다. 내용은 알고 있는데 이름표가 안 떠오르는 거죠.


이 현상을 보여주는 유명한 실험이 있습니다. 1960년대 미국의 심리학자 브라운과 맥닐이 진행한 실험인데요. 사람들에게 흔히 쓰지 않는 단어의 뜻만 알려주고 그 단어를 맞혀보게 했습니다. 그러자 정확한 단어는 말하지 못하면서도, 그 단어의 첫 글자가 뭔지, 몇 글자인지, 어떤 느낌의 소리인지는 꽤 잘 맞히는 사람이 많았다고 합니다. 혀끝에서 맴돌고 있다는 느낌은 그냥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단어의 일부를 뇌가 알고 있다는 증거였던 거죠.


이런 현상은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먼저 억지로 쥐어짜지 않는 것입니다. 생각해 내려고 애쓰면 비슷하지만 틀린 단어들이 머릿속을 방해하거든요. 일단 다른 일에 집중하면서 잊고 있다 보면, 신기하게도 답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두 번째 방법은 첫 글자나 비슷한 소리부터 하나씩 떠올려보는 거예요. 소리의 실마리를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의외로 쉽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시험 중에 설단 현상이 일어난다면, 당황하지 말고 일단 다음 문제부터 풀어보세요. 뇌가 고장난 게 아니라 정보를 꺼내는 과정에서 잠깐 길을 헤매는 것뿐이니까요. 문제를 풀고 천천히 생각해보면 금방 답을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오늘 제가 들려드린 이 이야기, 잊어버리지 않게 기억하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크러시의 잊어버리지마 들으면서 코너 마치겠습니다.

M1 UP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DOWN

Crush - 잊어버리지마


클로징 멘트

오늘 들려드렸던 이야기들, 어떠셨나요? 목소리, 단어, 혀 끝에 맴도는 말까지, 매일 쓰는 말과 소리에 얽힌 이야기들이었습니다. 평소에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조금은 새롭게 느껴지셨길 바랍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내일은 한글날인데요. 우리가 매일 쓰는 말과 글에 한 번쯤은 고마움을 가지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도 들으면 은근히 폼나고, 어디 가서 스몰토크하기 딱 좋은 엉뚱하고 미스터리한 일상 속 질문들을 가득 챙겨서 돌아올게요. 시험기간으로 인해 12일부터 23일까지는 라디오가 없을 예정인데요! 저희는 26일에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어쩌다 마주친 미스터리’, 진행에 박환희, 기술 ___, AD ___이었습니다.

다음 주 이 시간에 또 만나요! 안녕~

M1 UP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DOWN

윤하(YOUNHA) - 사건의 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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