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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거슬러 만나는 순천의 국가유산 : 팔마비, 향교, 삼층석탑에 대한 상세정보
시간을 거슬러 만나는 순천의 국가유산 : 팔마비, 향교, 삼층석탑
작성자 언론사 등록일 2025.05.16

순천은 오랜 역사와 풍부한 문화유산을 간직한 고장이며, 우리 민족의 정신과 예술혼이 깃든 다양한 국가유산들이 자리하고 있다. 청렴한 목민관의 정신을 기리는 팔마비, 유학 교육의 전통을 이어온 순천향교 대성전, 그리고 천 년의 세월을 이겨낸 순천 동화사 삼층석탑이 보물에 포함된다. 이 세 보물은 각기 다른 시대의 역사적 배경과 가치를 담고 있으며, 순천의 정체성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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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팔마비: 700년 이어온 청렴의 상징

「순천 팔마비」는 1281년(충렬왕 7) 이후 승평부사 최석(崔碩)의 청렴함을 기리고자 승평부(현 순천)에 세워진 비석이다. 「고려사」에 따르면, 승평부에는 수령에게 말 8필을 기증하는 관례가 있었는데, 최석이 이를 거부하고 받은 말과 자신의 말 망아지까지 모두 돌려보냈다. 이에 읍민들은 최석의 청렴한 공덕을 기려 팔마비를 세웠고, 이후 말 기증 관례는 사라졌다. 비석은 고려 말 건립 후 여러 차례 훼손과 중건을 겪었다. 특히 1597년(정유재란) 파손된 것을 1617년 순천부사 이수광이 다시 건립하여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다. 이 비석의 '팔마비' 글자는 원진해가, 음기는 이수광이 짓고 김현성이 글씨를 썼다. 팔마비는 13세기 유래와 1617년 중건 실물이 현전하여 4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다. 최석을 청렴한 지방관의 표상으로 삼는 점에서 역사, 예술, 학술 가치가 충분하여 국가지정유산 중 보물로 지정되었다. 비석은 상면이 둥근 비갈형으로, 높이 약 160cm이다. 앞면에는 '八馬碑' 세 글자가 큰 돋을새김으로 새겨져 있다. 특히 비신 위에 옥개석이 없고, 받침돌에 불교 유물의 연꽃무늬가 새겨진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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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교, 호남 유교 교육의 중심이자 17세기 건축미의 보고

순천향교는 고려 성종 대에 학교가 설치되었을 만큼 역사 깊은 곳으로, 당시 호남 지역에서는 순천, 나주, 전주 단 세 곳에만 학교가 있었다. 이러한 중요성을 바탕으로 1407년 순천도호부의 향교로 자리 잡고, 여수, 광양, 돌산 등 인근 군현의 향교들을 관할하는 중심 역할을 하였다. 순천향교는 1407년에 처음 건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현재 남아있는 대성전 건물은 도리하부에 1649년이라는 상량문 기록이 남아있다. 이 건물은 이후 1780년과 1801년에 이건될 때 주요 부재를 그대로 옮겨 사용하며 같은 규모로 다시 세워진 것으로 보아, 현 대성전 건물의 건축 연대는 1649년으로 볼 수 있다. 순천향교 대성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 규모에 개방된 전퇴를 갖춘 건물이다. 이는 다른 향교의 대성전과 비교했을 때 규모나 구조, 양식, 의장적인 측면에서 웅장하고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건물의 공포(?包, 처마를 받치기 위해 기둥 위에 짜 맞추는 구조)는 전후면 모두 교두형(翹頭形) 첨차(?遮)들로 구성된 외2출목 3익공 형식을 보인다. 공포가 주심에만 있는 주심포계 건축으로 분류되는데, 이러한 공포 구성 방식은 해당 건축물의 연대를 1700년대 또는 그 이전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순천향교 대성전은 건축 연혁이 분명한 17세기 중엽의 유교 건축물로서, 나주향교 대성전과 함께 호남 지역을 대표하는 목조 건축물이라 할 수 있다. 외2출목 3익공이라는 특징적인 공포 형식과 간결하면서도 소박한 가구 수법 등에서 당시 시대상과 조선 후기 유교 건축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어 학술적, 역사적인 측면에서 국가지정문화재 중 보물로 지정될 만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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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동화사 삼층석탑 - 통일신라 후기에서 고려로 이어지는 탑의 양식

순천 동화사 법당 앞에 세워져 있는 삼층석탑은 하단부가 땅속에 거의 파묻혀 있으며, 그 위로 세 층의 탑신이 쌓아 올려진 형태를 하고 있다. 땅 위로 드러난 기단의 맨 윗부분은 네 장의 돌로 짜여 있으며 경사져 있다. 탑신의 각 층은 지붕돌과 몸돌이 각각 하나의 돌로 이루어져 있으며, 몸돌의 모서리마다 기둥 모양이 새겨져 있다. 지붕돌 밑면의 받침은 모두 3단씩으로 되어 있으나, 높이의 차이가 심하여 다소 형식화된 느낌을 준다. 또한, 지붕돌 네 귀퉁이의 옆면이 급하게 깎여 있어 지붕돌 전체가 무거워 보인다. 탑의 꼭대기에는 머리 장식으로 노반(露盤), 복발(覆鉢), 앙화(仰花), 보륜(寶輪), 보개(寶蓋: 지붕 모양 장식) 등이 거의 온전하게 남아 있다. 동화사 삼층석탑은 탑의 규모가 작아지고 각 부분의 표현이 약해진 점, 그리고 지붕돌 밑면 받침이 3단으로 줄어드는 등 통일신라 후기에서 고려 시대로 이어지는 탑의 양식이 잘 나타나 있는 특징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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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순천 팔마비, 순천향교 대성전, 순천 동화사 삼층석탑은 각기 다른 시대의 이야기와 가치를 품고 순천의 역사와 전통을 대변하고 있다. 청렴한 정신, 유학 교육의 맥, 그리고 시대를 넘어선 예술혼이 담긴 이 보물들은 순천의 소중한 자산이자, 우리에게 과거를 배우고 미래를 가늠하게 하는 중요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순천의 이러한 귀한 국가유산들을 잘 보존하고 계승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과제이며, 이를 통해 순천은 역사와 현재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생생한 문화의 공간으로 계속 빛날 것이다.

_정세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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