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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순천대학교 사학과에 최고령 신입생이 입학했다. 77세의 나이로 대학교에 입학한 장경자씨는 1948년 여·순 항쟁의 피해자이다. 과거에는 지식을 습득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배우지 못했지만, 여·순 항쟁 유족의 딸로서 여·순 항쟁에 대해 알리는 것이 숙명이라고 생각한 그는 이 항쟁을 알리기 위해서는 배움이 있어야 한다 느껴, 늦은 나이지만 학교에 갈 용기를 얻었다고 전했다.
개강이 한 달이 지난 4월, 봄이 오며 피어난 꽃들을 보며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던 그는 학교에 적응했냐는 질문에 “수업을 같이 듣는 학생들과 교수님이 모두 인정이 많고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어요. 기숙사 식당의 아주머니들은 항상 먼저 인사해 주시고 식사를 하고 있으면 고깃국도 하나 더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원체 내성적인 성격인데 순천대학교 사람들을 만나며 긍정적으로 변화해 가는 걸 느끼고 있어요.”라고 답했다.
하지만 즐거운 학교생활을 보내는 와중에도 어려운 일은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완화로 대부분의 강의가 대면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학생들의 수가 많은 경우 교수의 재량으로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는 강의가 있다. 그는 순천대학교에서 사용하는 실시간 수업 플랫폼인 ‘WEBEX’ 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WEBEX는 e-campus에 비해 접속하는 경로가 복잡하고,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하면 수업에서 튕겨져 나가는 현상이 발생해 수업을 듣기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행히도 그는 한 달간의 사투 끝에, 주변 학생들의 도움을 통해 실시간 강의라는 위기를 극복했다. 현재는 독후감 과제를 작성할 때, 타자 속도가 느려 과제를 제때 제출할 수 있을까에 대해 걱정이 있지만 열심히 노력해 극복해 갈 예정이라고 한다.
이어 그는 순천대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따내는 것이 목표라는 포부를 밝혔다. 기숙사 향림관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기숙사에 입주하지 않았다면 통학을 하는 데에 큰 어려움을 겪었을 거예요. 기숙사가 아니면 여수나 서울에서 통학을 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아요. 꼭 좋은 성적을 받아 기숙사에서 계속 거주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목표로는 언론 활동이다. 현재 사학과 학술 편집부에 가입한 그는 학술 편집을 넘어 언론 활동을 통해 여·순 항쟁과 같은 참혹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학생들이 친절하고 꼼꼼하게 알려준 덕분에 얼마 전에는 큐브에서 프린트도 할 수 있었어요. 오늘은 PDF 만드는 방법과 한글에 글을 쓰는 방법을 배워서 과제할 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저를 도와준 학생들과 교수님, 선생님들 모두 이끌어주시고 가르쳐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하며 앞으로의 대학 생활에 대한 부푼 기대감과 함께 인터뷰를 종료했다.
_김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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