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이홍주 촬영 : 조나윤 편집 : 정세빈 안녕하세요! 국립순천대학교 언론사 조나윤입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여름 방학이 시작되었는데요, 이번 방학에는 그동안 바쁘게 달려오느라 잊고 지냈던 나만의 시간, 책 한권과 함께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 제가 소개해 드릴 책들도 국립순천대학교 도서관에서 선정된 이달의 도서들입니다. 알아두면 쓸데 있고, 읽다 보면 어느새 푹 빠져드는 ‘알.쓸.잼.북’! 지금부터 함께 만나볼까요?
<나의 작은 나라> “전쟁은 우리가 부탁하지 않아도 언제나 알아서 우리에게 적을 찾아 준다. 중립을 유지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나는 이 역사를 지고 태어났다. 역사는 내 안에 흘렀다. 나는 거기 속했다.” 첫번째로, 여러분께 소개할 책은 가엘 파유의 『나의 작은 나라』입니다. 이 책은 다수의 문학상을 받고, 2020년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어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 작품인데요, 『나의 작은 나라』는 작가 가엘 파유 자신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소설입니다. 부룬디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다 내전이 격화되면서 열세 살에 프랑스로 망명해야 했던 그의 이야기가 주인공 열 살 소년 가브리엘의 시선으로 펼쳐집니다. 부룬디의 수도 부줌부라에서 가브리엘은 평화로운 일상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평범한 나날이었죠.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멀리서 들려오던 총성, 불안한 소문들이 점차 그의 작은 세상으로 스며들기 시작했고, 가브리엘의 일상은 전쟁의 그림자 아래 서서히 무너져 내립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자 강점은 바로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전쟁을 그린다는 점입니다. 어른의 복잡한 이해관계나 정치적 논리가 아닌, 순수하고 솔직한 아이의 눈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과 부조리가 여과 없이 전달합니다. 열 살에서 열두 살로 성장하는 동안, 가브리엘은 극심한 혼란을 겪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가브리엘의 내면 묘사는 독자들로 하여금 전쟁 속 한 인간의 복잡한 감정에 깊이 공감하게 만듭니다. 『나의 작은 나라』는 이처럼 한 소년의 눈을 통해 전쟁이 개인과 공동체에 남기는 깊은 상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최근 뉴스에서 전쟁 소식을 접하며 '멀리서 벌어지는 일'처럼 느껴졌기도 했는데요, 이 책은 그러한 분쟁이 단순한 정치적 사건이 아니라, 그 안에 살아가는 수많은 '가브리엘'들의 삶과 직결된 비극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줍니다. 『나의 작은 나라』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우리는 아마도 평범한 오늘 하루가 얼마나 귀한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절감하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이 여러분 각자에게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고, 세상의 아픔에 공감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윈터씨의해빙기> 이번에 소개할 책은 독일 작가 슈테판 쿨만의 데뷔 소설, 『윈터 씨의 해빙기』입니다. 주인공 로버트 윈터는 은퇴를 앞둔 세무 공무원인데요, 성격은 괴팍하고, 주변 사람들과는 벽을 쌓고 살아갑니다. 그는 모든 게 계획대로, 딱딱 맞춰 돌아가야 하는 사람이고, 감정 표현에도 서툰 ‘세상 불만 많은 투덜이’죠. 하지만 그런 윈터 씨가 갑자기… 화장품을 팔기 시작합니다. 심지어 뷰티 컨설턴트로 나서면서, 이웃들과 웃고, 조언도 하고, 춤까지 추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사건은 사랑하는 아내 소피아의 갑작스러운 죽음에서 시작됩니다. 그녀를 떠나보낸 뒤, 윈터 씨는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채 스스로를 닫아버리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피아의 오랜 고객이자 친구였던 릴리가 찾아오면서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하죠. 소피아가 생전에 하던 일을 이어받기로 한 윈터 씨는, 사람들과 마주하고 대화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위로를 건네며 조금씩 ‘해빙’되어갑니다. 과거의 음악, 추억, 그리고 사람들과의 교류 속에서 윈터 씨는 자신이 왜 그토록 세상을 피했는지, 그리고 무엇을 놓치며 살아왔는지를 서서히 깨닫습니다. 『윈터 씨의 해빙기』는 단지 한 남자의 변화를 그리는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삶의 겨울을 지나고 있는 사람들에게, 언젠가 분명히 봄은 온다는 희망을 조용하지만 강하게 전하는 소설입니다. 읽고 나면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들고 가만히 내 주변 사람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 지금 마음속이 조금 얼어붙어 있다면, 윈터 씨의 변화가 여러분에게도 작은 온기가 되어줄 겁니다. <빛이이끄는곳으로> 오늘 소개할 책은 건축가 백희성작가의 장편소설, 『빛이 이끄는 곳으로』입니다. 건축이라는 전문 분야에서 출발해, 빛과 기억, 공간에 담긴 이야기를 섬세한 미스터리와 감동으로 엮어낸 독특한 소설이죠. 주인공은 파리의 젊은 건축가 뤼미에르는 아주 싸고 낡은 건물을 구해 나만의 공간으로 꾸미고 싶어 알아보던 중, 시테섬의 낡고 기이한 저택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집을 계약하려면, 스위스의 한 요양병원에 있는 집주인 피터 왈쳐를 만나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는데요, 그 순간부터 이야기는 숨겨진 비밀의 실마리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피터는 아버지인 건축가 프랑스와 왈쳐가 설계한 병원 건물 속에 특정한 날, 특정한 각도로만 나타나는 ‘빛의 환희’를 보여주고 그 빛이 가리키는 방향엔, 아주 오래 숨겨졌던 비밀이 기다리고 있죠. “왜 4월 15일인가? 그리고 왜 당신이어야 하는가?” 이 문장을 시작으로, 뤼미에르는 빛을 따라가며 건축 속에 남겨진 사랑과 기억, 슬픔과 구원의 메시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마치 추리소설처럼 단서들을 하나씩 조립해가는 이야기 구조는 읽는 내내 긴장과 몰입을 놓지 못하게 만들어요.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건축적 상상력”입니다. 실제 건축가이자 작가 백희성은 파리와 루체른의 저택과 수도원을 배경으로 공간이 사람의 삶과 기억을 어떻게 담아낼 수 있는지를 풀어가는데요, 소설은 건축의 물리적 구조를 넘어 우리 삶의 내면을 비추는 빛과도 같은 이야기가 됩니다. 『빛이 이끄는 곳으로』는 사라져가는 것들, 말로 다 하지 못한 감정, 그럼에도 남아있는 공간과 빛이 사람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읽다 보면 어느새 “내가 살아온 공간은 어떤 기억을 담고 있었을까?” 스스로 묻게 되죠. 공간과 기억, 그리고 사랑이 만나는 지점에서 진정한 ‘빛’을 만나고 싶은 분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클로징> 오늘 소개해드린 세 권의 책, 어떠셨나요? 어린 아이의 시점으로 전쟁을 이야기하는, 『나의 작은 나라』 얼어붙은 마음이 천천히 녹아가는 『윈터 씨의 해빙기』 빛과 기억이 만들어낸 미스터리, 『빛이 이끄는 곳으로』 책은 우리에게 보이지 않던 감정, 잊고 있던 질문, 숨겨진 아름다움을 비추는 작은 빛과도 같습니다. 이번 방학, 여러분의 마음을 환히 밝혀줄 책 한권과 함께 나만의 시간 가져보시기를 바라며 이상으로 알쓸잼북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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