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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과 함께 캠퍼스 곳곳에 분홍빛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3월 초순부터 중순 사이 우리를 먼저 반기는 주인공은 사실 벚꽃이 아닌 매화일 확률이 높다. 비슷해 보여 헷갈리기 쉬운 두 꽃, 제대로 구별해보면 캠퍼스 풍경이 휠씬 다르게 보인다.

가장 쉬운 구별법은 꽃이 붙어 있는 방식이다. 매화는 꽃자루가 거의 없어 꽃송이가 나무줄기에 직접 딱 붙어서 피어난다. 마치 나무줄기 위에 팝콘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붙여놓은 듯한 단아한 모습이다. 반면 벚꽃은 긴 꽃자루 끝에 꽃이 달려 있어 가지로부터 조금 떨어진 채 매달려 있는 형태를 띤다. 바람이 불 때 꽃송이가 살랑살랑 흔들린다면, 그건 벚꽃일 확률이 높다.

꽃잎의 디테일한 모양을 관찰하는 것도 흥미로운 구별 포인트가 된다. 매화는 끝이 갈라지지 않은 둥근 형태로 깔끔하고 단정한 인상을 준다. 반면 벚꽃은 꽃잎 끝이 살짝 갈라져 있어 하트 모양처럼 보인다. 이러한 꽃잎의 미세한 차이는 낙의 차이로도 이어진다. 매화는 꽃잎이 한 장씩 낙화하여 바닥에 흩뿌려지지만, 벚꽃은 수많은 꽃송이가 한꺼번에 흔들리며 마치 눈이 내리는 것처럼 화려하게 흩날린다. 이는 시각적인 즐거움을 넘어, 짧은 순간 만개했다가 사라지는 벚꽃 특유의 미학을 완성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또한 시각적인 차이 외에도 후각을 통해 두 꽃을 확실히 가려낼 수 있다. 매화는 은은하면서도 코끝을 간지럽히는 진한 향기를 내뿜어 존재감을 드러낸다. 길을 걷다 어디선가 기분 좋은 꽃향기가 느껴진다면 주변에 매화나무가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다. 반면 벚꽃은 화려한 외형과 달리 향이 거의 없는 편이다. 이처럼 매화는 향기로 기억되는 꽃이고, 벚꽃은 눈으로 즐기는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화 시기 역시 매화가 벚꽃보다 보름 정도 빠르기 때문에 3월 중순까지 활짝 핀 꽃은 대부분 매화라고 보면 된다.

이러한 차이점을 알고 캠퍼스를 걸어보자.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풍경들이 한층 새롭고 풍성하게 다가올 것이다. 학우들이 자주 지나는 길목에서 2월 말부터 피어 있는 꽃은 대부분 매화다. 매화의 은은한 향기를 즐기며 걷다 보면, 어느덧 3월 중순을 지나 우리 대학 약학대학 건물 앞, 사회과학대 가는 길, 인문예술대학 앞에도 화려한 벚꽃으로 물들기 시작할 것이다. 긴 꽃자루 끝에 매달려 하트 모양의 꽃잎을 뽐내며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은 캠퍼스 봄 풍경의 절정을 보여준다. 바쁜 학기 초의 일정이지만, 잠시 고개를 들어 나무 위에 내려앉은 이 찰나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2026년의 봄을 기록해 보길 바란다.
_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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