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3일, 인생 처음으로 대한민국이 아닌 타국의 땅을 밟았다. 관심 있던 나라 일본, 그중에서도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오사카가 나의 첫 해외여행지다.도착한 오사카의 느낌은 매우 덥고 습했다. 한국 또한 올여름은 살인적으로 더웠는데, 이곳은 습기까지 더해져서 나의 숨을 ‘턱!’ 하고 막는 것만 같았다. 얽매이는 건 딱 질색인 이상한 성격인지라 여행 계획은 일절 세워오지 않은 탓에, 더운 여름 어딘지도 모르는 거리와 장소를 끊임없이 걷고 또 걸었다. 다행히 일본은 골목골목이 고즈넉하고 예쁜 탓에 걷는 내내 손에서 카메라를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화단에 물을 주는 아주머니와 자전거를 타고 가는 동네 주민들. 여유롭고 나른한 분위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했다. 어느 곳이맛있는 식당인지 미리 알아두지 않았기에 눈앞에 보이는 가게에 무작정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읽지도 못하는 메뉴판을 오롯이 느낌만으로 대충가리켜 음식을 시켰다. 돈가스와 새우튀김이 올라가 있는 덮밥은 내 입맛에 너무나도 잘맞았다.무슨 오기일까. 일본에 와서 절대로 한국말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대답을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일본어로 질문했고, 잘 모르는 어휘는 번역기의 힘을 빌려 말을 걸었다. 친절한 일본인들은 나의 어색하고 답답한 질문에불편한 기색 없이 웃으며 천천히 대답해주었고, 여행 중인 나에게 “간바레(힘내)!”라며 응원의 말을 보내주었다. 덕분에,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일본인 친구를 두 명이나 사귀는 경험도 하게 되었다.또한, 일본의 생활방식을 따르려고 노력했다. 밥을 먹을 땐 절대로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았고, 어색하지만 그릇을 왼손으로 들어서 밥을 먹었다. 또한 사람들이 가득한 거리나, 지하철역에선 “스미마셍(실례합니다)”이라고 말하며 그들 사이를 지나다녔다. 마치 일본인이 된 것만 같았다.여행객인지라 여러 가지 서비스가 제공되는 호텔이 편하겠지만, 호텔은 세계 어느 곳이나 비슷비슷하기에 매력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현지인의 집에 직접 묵을 수 있는 에어비앤비 시스템이었는데, 내가 머문 숙소는 조용한주택가에 위치한 일본식 작은 맨션이었다. 중심지와는 좀 떨어져 있었지만, 일본의 일상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근처에 위치한 마트에서 재료를 구매해 직접 만들어 먹는 나만의 일본식 조식은 호텔의 화려한 조식보다 더 맛있게 느껴졌다. 내가 꿈꿨던 ‘살아보는 여행’ 그 자체였다.‘나는 청춘이다!’를 속으로 외치며 처음인 것에 무작정 부딪혔던 나의 첫 해외여행. 가장 가까운 나라를 짧은 기간 다녀왔을 뿐인데, 낯선 언어와 문화, 사람을 직접 체험하며 세상은 넓다는 걸 새삼스레 깨닫게 되었다. 망설였지만 용기를 내어 표를 예매했던 3월의 나에게 고맙다. 올 겨울방학에 떠날 나의 두 번째 여행을 기대하며!
_이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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