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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정부의 고등교육정책 특히 대학에 대한 정책을 한마디로 압축한다면 ‘구조조정’이다. 대학구조조정 정책의 핵심 내용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양적인 측면에서 부실한 대학을 퇴출시키고, 대학의 정원과 규모를 점차 줄여나간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질적인 측면에서 ‘대학 특성화’라는 이름하에 각 대학이 지니고 있는 장점을 위주로 학내 자원을 집중토록 하고, 대학 평가를 통해 대학에 대한 재정 지원을 차별화하여 대학 스스로 대학 교육의 성과를 높이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대학도 대학 구조조정이라는 파고 속에서 생존과 발전을 위한 혁신을 추진해왔다. 그중 몇 가지를 들어 본다면, 첫째, 대학지표관리시스템을 구축하여 교육, 연구, 학생 분야에 대한 지표관리를 체계화하였다. 지표관리 체계화와 대학 지표 향상을 위한 대학의 노력을 통해 대학의 대외적 평가를 높이고자 하였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로 우리대학은 지방의 중소 대학임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의 대학구조조정대상 선정에서 탈피할 수 있었고, 교육역량강화사업과 LINC사업 등을 유치할 수 있었다. 둘째, 학과 평가를 실시하여 각 학과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였다. 학과평가를 통해 각 학과는 학과 현황을 파악하고 학과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도록 하였다. 셋째, 교수학습지원센터를 기초교육원으로 확대 개편하여 대학 교양교육을 활성화하고 e-캠퍼스 등 다양한 교수학습기법을 발전시켰다. 또한 인력개발센터를 인력개발원으로 승격하여 학생들의 취업 활동 지원과 다양한 대학 생활 지도를 향상시켰다. 넷째, 산학협력단과 LINC 사업단의 지위 향상 및 역할 강화를 통해 대학의 산학협력활동을 대폭 활성화시켰고, 대학 교수의 연구활동을 크게 증진시켰다. 이외에도 인근 지방자치단체와의 관계 개선과 협력활동의 증진으로 대학의 지역사회에 대한 위상을 높였다. 정부의 대학구조조정에 대비하고 대학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대학 본부와 교직원들의 헌신적인 활동에도 불구, 여전히 우리대학이 처한 상황은 불안해 보인다. 우리대학이 전남 지역에서는 상당한 경쟁력과 인지도를 갖고 있지만, 전국적 규모에서 보았을 때 우리 대학은 매우 낮은 인지도와 취약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전남 순천에 소재하고 있는 작은 규모의 국립대학이라는 처지는 어쩌면 대학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려는 시도에 태생적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대학이 현재 처한 현실 혹은 향후 밀어닥칠 더 거세질 한파를 생각해본다면, 대학의 생존과 대학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혁신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 우리대학이 고등교육 기관으로서 대학의 소명을 다하면서도 지속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미래 대학 환경 변화와 교육 수요에 대응하는 체질 개선과 혁신이 필요하다. 대학 체질 개선으로서 먼저 떠오르는 것은 학생에 대한 교육서비스의 개선이다. 대학 시설 투자와 대학 규모의 확대로서 우리대학을 전국 최고 수준으로 만드는 것은 현실상 한계가 있다. 반면 학생에 대한 교육서비스 수준을 전국 최고 수준으로 만드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교육서비스 개선 일환으로서 사이버 교육콘텐츠 제공 확대 및 외부로의 열린 공간 마련을 들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미국대학을 중심으로 대학의 강의 콘텐츠를 세계를 향해 공개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고, 국내 대학에서도 열린 대학과 같은 형식으로 좋은 강의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대학교육을 홍보하고 있다. 이제 대학교육은 대학 내부에서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세계를 무대로 교육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를 위해 우리 대학의 사이버 교육환경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양질의 콘텐츠 개발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여 우리대학을 대표할 수 있는 강의 콘텐츠를 축적하고 홍보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현대 사회는 지식정보화 사회이며, 앞으로 그러한 추세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미 일반 사교육시장은 사이버교육 및 교육 콘텐츠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스마트폰이 통신시장을 대체하면서 앱을 활용한 교육콘텐츠도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우리대학도 인터넷을 활용한 교육콘텐츠 개발과 앱방식의 교육콘텐츠 제공, 사이버에 의한 교수-학생간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선도해나가야 한다. 사이버 교육 서비스를 확대하고 그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내 사이버 교육을 주도하고 있는 기초교육원의 기능과 역할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콘텐츠 제작뿐만 아니라 교육콘텐츠 전달 방법론에 관한 연구도 수행되어야 한다. 스마트 교육 시스템 구축과 교육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대학의 투자는 다른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좋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교수들이 연구와 강의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공학과 농학, 몇몇 학과에서는 전임 연구인력이 확보되고 있지만, 인문사회과학분야에서 전임 연구인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학과 조교가 지원해주어야 하는데, 각 학과별로 1명씩 배치된 조교 인력으로는 학과 전체 교수들의 연구와 교육활동 지원을 기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학과 조교는 대학 조직에서 가장 최전선의 현장 인력이다. 일반적으로 어떠한 조직이 고객 중심적인 조직일수록 현장 인력이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현실적으로 조교 인력 확대가 어렵다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 학생과 교수에 대한 지원 서비스를 강화하고 학생 수업과 교수의 강의 및 연구 활동이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생과 교수의 대학에 대한 만족도가 올라가는 것이 궁극적인 대학 경쟁력이 될 것이다. 중소규모 지방국립대학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서 해외 대학과의 제휴를 통한 공동 학위 수여와 학점 교류를 시행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만 하다. 현재 우리 대학의 어학연수나 문화연수 목적의 학생 해외 파견은 매우 활발하고 실적도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학점 교류와 공동 학위 제공 등을 제도적으로 가능하게 하고 매년 일정 규모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파견하여 수학하게 한다면 우수 학생을 모집하고 대학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학 브랜드를 높이기 위한 홍보 및 마케팅 활동의 강화이다. 우리대학은 교수들이 우수한 연구업적들을 매년 산출하고 있고 총장과 교수들이 다양한 외부 활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이러한 활동들과 성과가 전국 단위로 홍보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대학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차원의 홍보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여 순천대학교라는 학교명의 긍정적 인지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선명_ 행정학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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