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순천대학교화학교육과

'화학'의 한자는 '化學'이므로 말 그대로 풀이하면 '변화에 관한 학문'이란 뜻이다. 그런데 '화학에서의 변화'는 과연 '어떤 변화'를 말할까? 한 마디로 화학은 '물질의 변화에 관한 학문'이다. 자연계의 수많은 물질들을 원료로 사용하여 우리 사람들에게 유용한 여러 가지 새로운 물질들을 만들어내는 데에 관한 학문이란 뜻이다. 구체적으로 몇 가지 예를 살펴보자.

흔히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 가장 필요한 세 가지를 '의식주'라고 요약해서 말한다.

먼저 몸에 걸치는 각종 옷가지를 가리키는 '의'에 대해 보면, 옛날에는 목화, 삼베, 비단, 동물의 털이나 가죽과 같은 천연의 재료를 그대로 이용해서 만들었다. 그렇지만 요즘에는 화학의 발전에 따라 나일론, 폴리에스테르, 아크릴로니트릴과 같은 다양한 합성섬유가 개발되어 천연 재료들보다 훨씬 많이 쓰이고 있다.

다음으로 먹을거리를 가리키는 '식'의 경우 화학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른 생물들에는 없는 인간 고유의 특징 가운데 주목할 만한 것으로 '불'의 사용도 빼놓을 수 없다. 먹을거리 가운데는 채소나 과일처럼 자연 그대로 먹을 수 있는 것도 많지만 대부분의 곡식이나 고기들은 불로 가열해서 요리하면 그 안에서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 맛도 좋아질 뿐 아니라 소화하기에도 좋아져서 날 것으로 먹을 때보다 훨씬 많은 영양을 섭취할 수 있게 된다. 불을 사용하지 않는 조리법에서도 화학은 중요하다. 가장 대표적인 우리 음식인 김치는 '발효'라는 화학적 변화를 이용한다. 발효는 이밖에도 간장, 된장, 고추장, 빵, 치즈, 요구르트 등에서도 일어나며, 술의 원료인 알코올도 이를 통해 얻는다. 음식의 조리뿐 아니라 먹고 난 뒤 우리 몸속에서 일어나는 '소화'도 화학적 과정이다. 소화는 입과 창자 사이에서 이루어지는데, 이때 여러 가지 '효소'가 일으키는 화학반응에 의하여 음식물이 영양소들로 분해되어 우리 몸에 흡수되고, 필요 없는 찌꺼기는 밖으로 배출된다.

우리가 여러 가지 생활을 하도록 꾸민 시설을 가리키는 '주'도 마찬가지이다. 옛날에는 나무와 흙과 돌을 조금만 가다듬어 집을 짓고 살았지만, 요즘에는 화학적 변화를 통해 단단히 굳어지는 콘크리트가 가장 중요한 건축 재료이다. 건물 안을 둘러보면 더욱 많은 것들이 발견된다. 문, 창틀, 벽지, 장판, 전기시설, 상하수도, 세면기 등의 설비들을 만들 때 화학적 변화는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매우 많이 활용된다.

의식주를 넘어서는 높은 수준의 생활에서도 화학은 폭넓게 활용된다. 몸이 아프면 먹는 여러 가지 약들은 수많은 물질들을 화학반응으로 변화시켜 만들어낸다. 20세기 이후 현대 문명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컴퓨터도 화학에 많은 신세를 지고 있다. 건전지 등의 각종 배터리도 화학반응을 이용한 것이므로 화학이 없다면 휴대폰이나 엠피쓰리나 디지털카메라도 사용할 수 없다. 나아가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전기자동차의 시대도 결코 오지 못할 것이다.

이와 같은 화학은 흔히 고대의 연금술에서 그 뿌리를 찾는다. 이후 18세기 중반부터 정식의 학문 체계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20세기에 들어 에너지, 신소재, 의약품, 반도체, 자동차, 기계, 항공, 우주 등 인간 생활의 모든 분야를 뒷받침하는 기초 학문이자 기본 산업이 되었으며, 오늘날에도 그 영향력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화학교육과는 이와 같은 첨단 과학문명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고 또 이를 이끌어갈 화학교육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 그 기본 목표가 있다.

이런 취지에 비춰볼 때 화학교육을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은 우선 자연 현상에 대한 깊고도 넓은 관심을 갖고, 독창적이면서도 논리적인 사고력을 통해 그 기본 지식을 익히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또한 이와 함께 교사로서의 소명의식과 사명감을 토대로 장차 어린 학생들에게 훌륭한 과학적 소양을 심어줄 교육 능력을 함양하는 데에도 힘써야 한다.

화학교육과에서는 이와 같은 경로를 통해 화학 과목을 담당하는 교사가 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진로이다. 하지만 이 밖에도 대학원에 진학하여 더욱 전문적인 분야를 탐색해볼 수도 있으며, 이런 과정에서 학자나 교육 정책의 전문가로 나아갈 수 있다. 또한 보다 넓은 분야로 눈길을 돌려 공무원이나 연관 기업에 취업하는 길도 있다. 이에 따라 화학교육과에서는 학생들이 어느 분야에서든 그 전공의 바탕 위에 보람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