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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학과 고*인 학생의 출간도서 소개 - "우리는 언제나 타지에 있다. "에 대한 상세정보
사회복지학과 고*인 학생의 출간도서 소개 - "우리는 언제나 타지에 있다. "
작성자 사회복지학과 등록일 2025.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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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우리는 언제나 타지에 있다. 이주배경청년의 일, 배움, 성장에 관하
 
저  자 : 고 예나

출  판 : 위고

발  행 : 2024.11.25.                          

책 소개

신붓감을 찾아 해외까지 진출한 농촌의 남성들
일면식도 없는 외국인을 따라 낯선 타국으로 건너온 이주여성들
그들 사이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들은 어떻게, 그리고 어떤 어른이 되었나

『우리는 언제나 타지에 있다』는 농촌의 국제결혼 가정에서 태어난 이주배경청년 고예나의 회고록이다. 한 사람의 자기 서사에서 시작해 가족, 친구, 이주민으로 줄기를 뻗어가는 이 책은 개인의 정체성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동시에 다문화국가로의 진입을 목전에 둔 한국 사회에 물음을 던진다. 이곳에 뿌리내리고 있는데도 언제나 타지에 있다는 감각은 어디서 오는 걸까. 그저 살아가는 게 아니라 존재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나는 작은 키에 마른 몸, 투 블록과 상고머리를 오가는 커트 머리,
25호 파운데이션을 발라도 톤 업이 되는 피부와 짙은 쌍꺼풀을 가졌다.”

이 책을 시작하기 전에 우선 ‘이주배경’이라는 단어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동안 한국 사회는 아시아 출신의 이주민 여성이 이룬 가족을 ‘다문화가정’이라고 불렀다. 다문화는 한 사회 안에 여러 민족이나 국가의 문화가 혼재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지만, 특정 소수자 집단을 일컫는 데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종국에는 문화적 다름을 드러내는 표현으로 쓰임이 변했다. 저자는 차별을 내포하게 된 단어 ‘다문화’를 대신해 국제 통용어인 ‘이주배경청년’으로 스스로를 소개한다.

1990년대에 시작한 정부의 국제결혼 지원사업은 미혼 남성에게 국제결혼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했고, 
통일교회의 주선으로 수많은 외국 여성들이 한국 남성과 결혼해 아이를 낳았다. 저자는 엄마 아빠의 이런 결혼이, 자신이 이런 가정에서 태어난 것이 너무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고 말한다. 내가 나인 게 나에게조차 이질적일 때, 남들은 의구심 없이 받아들이는 출생이 나에게는 이례적인 사건일 때, 일찍이 부자연스러움의 감각이 몸에 밴 아이에게 삶이 곤경에 불과하지 않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저자는 숨지 않는 편을 택한다. 어느 날은 이주노동자를 비하하는 친구에게 울분을 토하며 말한다. 
나는 다문화가정 자녀라고. 너희들이 웃고 떠든 말에 상처를 받았다고. 또 어느 날은 자신과 닮은 이주배경아동에게 말한다. 우리 엄마도 필리핀 사람이라고. 나도 너와 같다고. 이렇듯 이 책에는 한 아이가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한 최초의 순간이, 나아가 한 걸음씩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우리는 언제나 타지에 있다』가 한 편의 성장담이기도 한 이유다.


출판사 서평

“엄마는 한국에 오기로 결심했을 때 이런 생활을 기대했을까?
엄마는 존중받아 마땅하다. 말도 안 되는 비난을 받을 것이 아니라.”

『우리는 언제나 타지에 있다』는 딸의 시선으로 엄마를 기록한 책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자신만큼이나 엄마를 들여다봤다. 

한국말이 서툰 엄마가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스무고개 하듯 단어를 던지던 어린 시절처럼. 엄마에게 한국은 “상처를 받은 공간” 그러나 동시에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낸 공간이다. 
저자의 눈에 통일교 교인들은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국제결혼을 주선하는 사이비 종교”인들이지만 엄마에게는 “고마운” 사람들이다. 
엄마는 허리를 펼 시간도 없이 종일 고된 일을 하고도 넉넉한 벌이를 보장받지 못하는 농사에서 뿌듯함과 기쁨을 느낀다. 저자는 자신이 상상하는 범위 밖의 이야기를 서툰 한국말로 말하는 엄마를 다 이해할 수는 없었다. 
끊이지 않는 한탄에 지쳐 화가 난 적도 있다. “엄마가 한국에 대해 더 찾아봤어야지.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결정했어야지. 엄마가 한 결혼이니까 엄마가 감당해야지.” 원망과 연민에 갈팡질팡하던 저자는 이내 말을 삼키고 엄마와 엄마의 모국어로 대화하는 상상을 한다. 
엄마의 속엣말을 들을 방법을 어떻게든 찾아서 기억과 마음을 대신 기록한다. 그러니 『우리는 언제나 타지에 있다』는 이주여성을 사회학적 시선으로 서술하는 책은 아니다. 

청년의 가난, 지방의 소멸, 여성 폭력이라는 사회의 첨예한 문제를 다루면서도 소수자들을 문제 상황 안에 가두고 변화를 촉구하는 책도 아니다. 아주 개인적인 시선으로 누군가의 역사를 이해하려고 분투하는 책이고, 그래서 훼손될 수 없는 한 사람의 서사를, 망가질 수 없는 존엄을 말하는 책이다.

‘우리’라는 대명사는 ‘다문화’와 닮았다. 나와 너를 품는 듯 보이지만 기준에 들어맞지 않는 이들은 밀어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나 타지에 있다』가 말하는 ‘우리’는 누구일까. 저자와 저자의 엄마와 같은 이주배경청년? 이 책에 공명하는 독자? 아니면 다문화사회를 살아가고 있다는 모든 사람들? 결국 이 질문은 세상에서의 자기 범주를 묻는 일과 다르지 않다. 이 책은 그 범주를 넓혀보자고 제안한다. 내 앞의 울타리를 허물어 너의 자리를 만들기. 여기에 데려오는 게 아니라 거기로 가기. 그렇게 ‘우리’의 외연을 넓히기. 그런 희망을 담아 이 책을 우리에게 권한다.

“내가 나와 가족에 대해 책을 쓴다는 것을 알고 나서 내 동생도, 그리고 이주배경청소년인 동생의 친구도 자기 이야기를 글로 쓰고 싶다고 했다. 나는 조금 벅찬 감정이 들었다. 동생들도 자신의 이야기를 쓴다면, 한국에서 이주배경을 가진 청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서사가 그만큼 다양하고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그 다양함과 풍요로움이 젊은 우리 엄마가 겪었던 것보다 이주여성들의 한국살이를 더 수월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동생들보다 먼저 태어난 이주배경청년으로서 언니 노릇을 제대로 하는 것 같아서 뿌듯해진다. 나는 동생들의 더 많은 이야기를 기다린다.”(14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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