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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면] “그대가 있어 내가 있습니다” 포스트잇 편지 릴레이에 대한 상세정보
[6면] “그대가 있어 내가 있습니다” 포스트잇 편지 릴레이
작성자 언론사 등록일 2023.04.10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지 말자연인, 가족, 지인 사이에서든 불문율의 법칙처럼 여겨지는 단 한마디. 쑥스러워서, 시간이 없어서, 타이밍을 놓쳐서 등 온갖 핑계를 대면서 감사의 인사 한번 제대로 전하지 못했던 이들이 큰 맘 먹고 용기를 냈다. 순천대신문 기자들과 함께 하는 가정의 달 기념 포스트잇 편지 릴레이! 우리들의 용기가 누군가에게 소중함을 일깨우는 깨달음의 물꼬가 되길 바란다.


늘 존경하는 중학교 음악 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혜원이에요. 중학교를 졸업한 지도 벌써 약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네요. 여전히 그때 열심히 켰던 첼로 활을 잡는 방법조차 생생하게 기억나는데,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순간이 되어버린 게 너무나도 마음이 아파요.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꿈꾸며 음악을 공부하던 제가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건네주신 선생님의 위로의 말씀들이 없었더라면, 아마 1년도 못 버티고 음악을 그만 뒀을거에요. 어찌됐던 간에 지금은 음악이 제 길이 아니란 걸 깨닫고 그만뒀지만, 삶의 수많은 어려움의 순간들 속에서 선생님이 해주신 말들이 제게 큰 위로와 힘이 돼요. 특히 혜원아 너는 큰 사람이 될 거라 믿어라는 말은 매년 새로운 다이어리 앞 장에 써놓을 만큼 지금의 저를 버티게 만들어줘요.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선생님은 정말 제 인생에 있어 최고의 스승이시자, 저의 10대를 지탱해주는 힘이셨습니다. 꼭 부끄럽지 않는 제자로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조만간 찾아뵐게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영원히 존경합니다.


제자 이혜원 드림


내 인생의 No.1 반려묘에게

루디야, 안녕? 다음 달 11일이면 우리가 만난 지 2년이 되는 날이야! 시간 정말 빠르지? 네가 피부병에 걸려 우리 집에 왔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말이야. 넌 나와 처음 만났던 일을 기억하니? 나는 그날을 아직도 잊을 수 없어. 나의 18번째 생일 축하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던 저녁에 새끼 고양이가 자동차 엔진 속으로 들어가 버려 지나가시던 아저씨가

힘겹게 꺼내 그 새끼 고양이를 내 품에 안겨주셨었지.너무 작고 소중했던 너. 난 그때 너를 만나서 지금까지도 하루 하루를 감사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어. 실은 그 시기에 내가 정말 힘들었거든.. 그래서 만일 우리가 만나지 않았다면 나는 어떻게 웃었을지, 무엇을 보고 힘을 냈을지 정말 상상이 되질 않아. 너로 인해 많이 웃을 수 있게 되었어. 너는 내 삶의 일부야. 나에게로 와줘서 너무 고마워. 앞으로도 너와 내가 건강하고 오래오래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 그럼 서로가 행복하길 바라며.


유미가


나의 아빠에게

어릴 때와 달리 21살이 된 지금은 아빠를 생각하는 방법이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더워지는 여름이 다가오고 있는데 놀러가기 전에 일하면서 흘릴 아빠의 땀부터 생각이 난다. 눈이 펑펑 내리던 작년 겨울 놀러가기 전에 미끄러운 차의 운전대를 잡은 아빠의 모습부터 생각이나. 어릴 때는 단순히 아빠를 사랑했다면 지금은 아빠를 사랑함과 동시에 이해하고 함께 하려고 노력 하는 것 같아! 사실 이제는 각자의 일이 바빠서 동생도 나도 어릴 때처럼 많은 시간들을 함께 보낼 수는 없지만 그 마음만큼은 예전보다 더 할꺼야.

아빠. 항상 우리 곁에 있어 그 소중함을 잠시 잊어버릴 때도 당연하게 받아 드릴 때도 있지만 이제는 알고 있어. 우리 가족을 사랑하기 때문에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아빠의 많은 것을 포기하고 아껴가며 살아간다는 것을 말이야 .지금까지도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각자 자신의 길에서 더 성공하고 이루는행복하고 즐거운 우리 가족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한 번 말해볼게. 아빠 정말로 사랑해.


TO. 사랑하는 할아버지

할아버지 저 선미에요. 요즘 부쩍 건강이 안 좋아지셔서 병원도 자주 가고 집에만 계신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을 많이 했어요. 최근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다는 핑계

로 전화도 못 드리고 할아버지 집에도 찾아가지 못 해서 죄송해요. 어릴 땐 할아버지

집에 가자는 부모님의 말이 제일 신나고 좋았어요. 항상 할아버지 집에 가기 전에

설레서 빨리 아침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빨리 할아버지 집에 가자고 엄마

를 졸랐어요. 엄마가 절 혼낼 때면 제 편만 들어주셔서 나는 할아버지가 제일 좋다고

엄마한테 매일매일 말했어요. 할머니가 질투도 했지만 전 항상 할아버지가 최고

라고 말했던 것, 기억하세요?

최근에 할아버지 집에 갔을 때 할아버지가 아파서 힘들어 하시는 모습을 보고 집에

가서 많이 울었어요. 앞으로는 더 자주 할아버지 집에 내려가서 할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안마도 많이 해드리고 같이 산책도 같이 할게요. 제가 빨리 돈 벌어서 같이 여행도

다니고 맛있는 음식들도 많이 먹으러 다녀요.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앞으로 더 예쁘고

즐거운 추억 많이많이 만들어요. 사랑해요 할아버지.


안녕 동생.

여름이 다가오고 네가 고등학생이 된 지도 어느덧 네 달째 접어들고 있어 .

중학교와 많이 다른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지?

그래도 네가 공부에 대한 욕심이 생겨 늦게 까지 공부하고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누나는 기특하고 신기해. 엄마아빠가 너 잠 못 잔다고 항상 걱정하시지만 엄마아빠도 내심 기특해하고 기뻐하셔. 그리고 동생아, 성적이 노력한 만큼 안 나와도 절대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마. 네가 그만두지 않고 꾸준히 열심히 하면 1년 뒤, 2년 뒤에 언젠가 빛을 발할 거야 . 우리가 떨어져 산지 벌써 2년째라 얼굴 볼 때마다 반갑고 애틋해. 한참 안보면 보고싶은 마음도 들어. 잔병치레가 많아서 항상 조그맣고 애기 같았던 네가 벌써 목소리도 굵어지고 키도 커서 교복 입은 모습을 보면 든든해. 더 이상 아프지 도 않아서 정말 다행이야. 누나가 해주고 싶은 말은 네가 꼭 하고 싶은 일을 해. 네가 행복할 수 있는 일 . 네가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도록 누나가 도와줄게 언제든지. 우리 서로 도와주면서 각자의 꿈을 이룰 수 있기를. 누나는 네가 늘 행복하기를 기도해. 사랑해.

추신, 내 꿈 중 하나. 너 용돈 잔뜩 주는 거! 기대해


_김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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