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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면] 잊을 수 없는 사물놀이에 대한 상세정보
[7면] 잊을 수 없는 사물놀이
작성자 언론사 등록일 2023.04.05

유학생 한국어 백일장 대회 수상작 (중국광서사범대학 / 순천대 일본어일본문화학과 교류학생 / 장즈원


나는 한국어학과에 입학하기 전까지 제대로 된 한국 문화를 체 험해본 적이 없다. 그러다가 대학 1년 때 사물놀이 동아리에 가 입하면서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이해하게 되었다.

사물놀이 동아리에서 신입생을 모집한다는 포스터를 처음 보았을 때, 개량한복에 한국의 전통 악기를 들고 있는 선배들의 모습은 밝고 씩씩하고 낭랑했다. 나는 그들의 모습에 매료되었다. 또 한 사물놀이를 통해 어떤 소리가 나오는지 몹시 궁금했다. 그래서 동아리에 가입했다.

사물놀이는 꽹과리, 장구, , 징의 네 가지 악기를 연주한다는 뜻이다. 신입생은 모두 13. 나는 북을 치게 되었다. 처음에 내가 치는 북소리가 너무 커서 귀가 아플 정도였다. 그러나 점차로 북소리가 다른 악기와 조화롭게 어우러지면서 마치 바람, , 천둥 등이 한데 뒤엉켜 내는 대자연의 소리처럼 자연스럽게 들렸다. 아름다운 소리였다. 사물놀이 연주를 하면서 나는 그 소리에 푹 빠졌다.

사물놀이를 연주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무엇보다 여름 방학 때 실시한 합동 훈련은 너무 힘들어서 사물놀이 활동을 계속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갈등하게 되었다. 합동 훈련은 꼬박 열흘간 진행되었다. 이것의 목적은 팀원들과 친화력을 높이고 연주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있었다. 사물놀이는 한 사람이 각자의 악기를 잘 다루기만 해서는 안 된다. 각자의 악기가 다른 악기와 조화롭게 연주될 때 제대로 빛을 발하게 된다. 그래서 팀워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열흘 동안 같이 밥을 먹고 잠을 자면 서 여러 가지 훈련을 받았다. 먼저 긴 드럼을 외워야 했다. 잘 외 워지지 않고, 외운 것은 금세 잊어버려서 답답했다. 북을 얼마나 쳤는지 손이부어서 북채를 잡을 수 없었다. 어느 정도 북을 치게 되자 이번에는 북을 치면서 민요를 불러야 했다. 민요의 리듬과 가사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팀원들과 호흡을 맞춰야 했다. 혼자 아무리 각자의 악기를 잘해도 전체적으로 조화롭지 못하면 소용이 없었다. 어떤 사람은 빠르고, 어떤 사람은 느렸다. 며칠을 해도 연습한 효과가 나지 않았다. 우리는 지칠 대로 지쳐 서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다. 그러나 어느 날, 저녁을 먹고 마지막 연습을 마친 우리 는, 우리 스스로 각자의 악기를 연주하는 실력이 한 단계가 향상 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모래알처럼 따로 놀던 연주도 상당히 조화로웠다. 또 합동 훈련을 통해 신입생 동기, 선배들과 친해졌 다. 원래 성격이 내성적인 나는 처음에 잘 어울리지 못할까 걱정 을 했는데, 열흘 숙식을 하고 나니 오랜 친구처럼 친숙해졌다. 정 말 큰 소득 중 하나였다.

사물놀이 활동을 하면서 가장 마음이 설렌 것은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이었다. 조명이 환하게 밝혀진 무대에서 셀 수 없이 많은 낯선 사람의 얼굴을 보면서 연주하는 일은 짜릿했다. 처음에는 긴장해서 손바닥에 땀이 흥건했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서 공연을 시작했다. 공연 도중에 조화로운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공연이 끝나고 관중들이 열렬한 박수를 보내서 마음이 울컥했다. 뜨거운 눈물이 흐르고, 마음속에 형언하지 못할 행복감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합동 훈련한 고통의 대가가 참 달콤하고 행복했다. 2년간 사물놀이 활동을 통해 나는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문제도 해결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사실 생활 속에 대부분 사람들은 직접 실천으로 옮겨 보지 않고서 어렵다고 생각해서 포기하거나 기피하곤 한다. 사물놀이 활동은 내 인생에서 결코 쉬운 실천이 아니었지만 짧지만 알찬 여행을 할 수 있었고,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쌓게 되었다. 다른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알고 싶으면 여행을 가라는 옛날 말이 있다. 나는 여행을 하면서 한국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고, 더 많은 관심이 생겼다. 한국에서의 유학생활이 끝나면 미얀마에 돌아가서 한국에서 경험한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다. 그래서 한국 문화체험이라는 책을 쓰고 싶다. 그러기 위해 지금보다 더 한국에 대해 잘 이해하고 많은 것을 보고, 즐기고, 느끼고 싶다. 앞으로 많은 경험을 하게 될 나의 한국 생활이 기대된다.


수상소감 : 이번 백일장에서 일등을 해서 정말 기뻤다. 어떤 일을 할 때 최선을 다하는 것은 힘들지만 보람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됐 다. 더 많은 도전을 해봐야 자신의 부족한 점을 발견할 수 있고, 발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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