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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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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면] 최보기 북칼럼니스트가 학우들에게 권하는 도서에 대한 상세정보
[5면] 최보기 북칼럼니스트가 학우들에게 권하는 도서
작성자 언론사 등록일 2023.03.15

이태준 선생의 <문장강화>를 소개할 때 이제 글쓰기가 모든 콘텐츠의 기본이 됐다고 강조한 적이 있다. 연장선상에서 말하자면 대학을 졸업하고 공 사기업에 입사하든 창업을 하든, 가업을 물려받든 업무를 추진하는 모든 문서의 기본은 글쓰기실력에서 시작된다는 것은 자명하다.그런데 이 글쓰기와 함께 또 하나 우리들의 몸에 배야 할 것이 있다. ‘마케팅 감각이다. 마케팅에 관한 지식과 감각은 해당 부서에 배치 받은 사람에게나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 역시 대단한 오해이자 실수하는 것이다. 기획, 인사, 재무, 영업, 판매 등등 어느 부서에서 일을 하든 마케팅에 대한 지식과 감각이 제로인데 능력을 인정받는 사람은 현실적으로 없다고 보면 된다.누군가가 마케팅이란 무엇인가?’ 묻는다면 마케팅 부서 책임자는 필시 소비자, 시장과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답할 것이다. 기업에서의 마케팅은 말 그대로 우리 제품을 가지고 시장에서 경쟁 제품들과 어떤 전략을 가지고 다툴 것인지, 그래서 경쟁 제품보다 더 오래 생존하는 제품이 되게 할 것인지를 놓고 끊임없이 소비자와 시장을 연구한 결과가 반영되기에 당연한 대답이다.알 리스와 잭 트라우트는 우리보다 한참 앞선 자본주의 시장 미국에서 꽤 유명한 마케팅 이론 연구 전문가들이다. 이들이 쓴 마케팅 분야 이론서가 <마케팅 전쟁>, <마케팅 반란> 등 여러 권이지만 그 중에서도 <마케팅 불변의 법칙>은 광고, 홍보, 마케팅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에겐 이미 고전으로 자리잡은 스테디셀러다.그들이 본 마케팅은 정신적 전투를 벌이는 게임이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경쟁이 아닌 인식의 싸움이다. 그 회사, 그 제품, 그 식당, 그 사람 하면 딱 떠올리는 하나의 단어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달에 최초로 발을 디딘 사람은 닐 암스트롱이다. 그러나 두 번째 발을 디딘 사람은 이름도 없다. 최초의 우주인 소련의 유리 가가린도 닐 암스트롱에 묻혀버렸다. 대서양을 비행기로 최초 횡단한 사람과 두 번 째 횡단한 사람도 마찬가지다.‘1등만 기억하는 아니꼬운(?) 세상이 그냥 개그 프로그램의 대사가 된 것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냉혹하리만큼 1등만 기억하는 단순한 뇌를 가지고 있다. 하나의 제품군(카테고리)에서 하나의 리딩 브랜드만 기억한다. 때문에 후발 브랜드는 자기만의 독창적인 카테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소비자의 심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불가능한 일이다.그냥 크기가 작은 냉장고가 아닌 최초의 김치 냉장고로 대성공한 딤채에 김치만 보관하는 집은 이제 없다. ‘비타500’은 시장에 처음으로 나오기 전에 기존의 건강음료 강자인 박카스와 동일한 제품군으로 인식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고심을 거듭했다고 한다.이처럼 압도하지 못할 거면서 그만그만한 제품과 서비스로 기존의 시장과 인식에 뛰어들어 나도 있다고 하기보다는 새로운 영역(단어)을 최초로 선점하라는 선도자의 법칙이 이들이 제시하는 첫 번째 불변의 법칙이다. 이 선도자의 법칙을 필두로 모두 22개의 마케팅 불변의 법칙이 들어있다.물론 지금까지는 기업의 관점에서 보는 마케팅이었다. 마케팅 부서와 상관없이 사회생활을 오래(?)한 필자로서는 마케팅은 나의 경쟁력을 갖추는 삶 자체라고 생각한다. 제품의 소비처가 시장과 소비자라면 라는 사람의 소비처가 사회이기 때문이다.향기로운 꽃은 가만이 있어도 벌이 날아든다지만 벌들의 입장에선 선택을 고민할 필요가 없을만큼 꽃들이 지천이다. 적극적으로 나를 알려야 뒤쳐지지 않는 자기 PR’의 시대가 된 지 벌써 100년도 더 지났다. 세상 사람들에게 라는 사람을 어떻게 인식시킬 것인지, 그들은 나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 것인지가 가장 고민스런 삶의 일부분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므로 <마케팅 불변의 법칙>삶을 위한 법칙이기도 하다.모 언론인이 이제 정치인들도 정치공학이나 기교로 재미 보던 시절이 지났으니 가격대비 성능 좋고, 디자인 좋은 상품이 되려면 정치학 개론보다 심리학 개론을 읽으라고 일갈한 바 있다. 물론 당연히 그들에게도 소비자의 심리를 기반으로 하는 <마케팅 불변의 법칙>은 필독서다. 대통령 선거는 물론 각종 선거 때마다 광고회사, 커뮤니케이션 회사가 합법적으로 참여한지 이미 오래다. 정치인을 소비자(유권자)에게 잘 인식시켜 일등으로 팔려야 살아남는 상품으로 보는 것이다.하다못해 동네에서 밥집을 개업하는 아저씨도 ‘PR(피아루)’는 기본이다. 키다리 삐에로와 배꼽을 드러낸 치어리더 2명의 개업을 알리는 쇼는 누구나 한다. 좀 더 아는 사람은 TV의 맛집 프로그램이나 파워 블로거, 유명인의 친필사인을 이용할 줄 안다. 마케팅을 공부한 사장님은 블로그를 만들고, 지식인에 지역, 상호, 제품을 키워드로 손님을 가장한 자화자찬도 할 줄 안다. 대형 식당들이 페이스북까지 진출한 지 오래다.그러므로 취업을 위해, 취업 후 실력 발휘를 위해, 개인적 경쟁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 꼭 읽어 볼 책이다. 마케팅에 성공한 제품과 실패한 제품, 하나같이 우리에게 친숙한 기업과 제품들의 생생한 사례를 통해 주식회사 나를 어떻게 인식시킬 것인지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확인해 보는 것만으로도 하루 이틀 투자가 절대로 아깝지 않을 것이다. 특히 나라는 제품을 애용해 달라고 끊임없이 사회와 대화를 시작해야 할 졸업생들에게 꼭 읽어보기를 강권한다.


_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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