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511호

HOME 신문사순천대신문(500호~)511호
[3면] “나와 가족을 살릴 수 있는 시간, ‘골든 타임’의 부재 속 전남 동부권”에 대한 상세정보
[3면] “나와 가족을 살릴 수 있는 시간, ‘골든 타임’의 부재 속 전남 동부권”
작성자 언론사 등록일 2023.01.30

  2019년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 오후 1시경,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폭발은 공장 발전 설비 내부에서 5분 차이를 두고 2차례 발생하여 현장에서 일하던 공장 직원 5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또 지난해 7월, 광양제철소 굴뚝에서 불길과 연기가 솟구쳤으며 2020년 11월 기준 1년 사이에만 4번의 폭발 사고 발생하였다. 잊을만하면 발생하는 사고에 지역민들은 불안을 떨칠 수가 없는 상황이며, 특히 자신의 가족이 광양과 여수 산단에 근무하는 경우라면 들려오는 사고 소식에 ‘혹시’하는 마음과 ‘부디 아니길’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가족이 안전한지 연락하는 일 또한 잦다. 전국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의대가 없어 의대 신설을 기대하고 있는 전남은 대표적인 의료 취약 진료권역이다. 의료 수요가 높
은 고령인구와 장애인 등 취약계층 비율이 매우 높다. 전국 최초로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해 현재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2.6%를 기록하고 있으며, 등록장애인 비율은 7.6%로 전국 1위다.

   특히 전남 동부권은 앞서 언급한 광양과 여수의 산단 같은 대형 산업단지가 밀집하고 있어 대형 산업재해 발생으로 인한 고난이도 필수 중증/응급 의료서비스가 절실한 상황이다. 2018년 중증응급환자의 구성비를 보면 광주 15.9%, 목포 16.6%, 순천 19.1%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으며, 중증응급환자 1차 전원율도 목포 4.6%, 순천 9.9%로 상급종합병원이 없어 수도권 등의 타지역으로 유출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의료 수요를 뒷받침할만한 의료인력은 턱없이 부족하여 악순환의 고리를 쉽사리 끊지 못하고 있는 지금이다. 전남지역을 3개 권역으로 나누어서 살펴보면 인구 천명당 의사수는 광주권 2.4명, 서부권 1.58명, 동부권 1.44명으로 전국 평균 2.07명보다 훨씬 낮고, 1㎦ 면적 당 의사수도 광주권 8.6명, 서부권 2.6명, 동부권 1,6명으로 최하위 수준이다. 이렇듯 우리지역은 전남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85만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동시에 광양제철소, 여수국가산단 등 대형 산업단지가 위치하고 있어 대형산업재해 발생의 우려가 상존하고 있는 지역이다.

   우리 지역에서 광주의 상급종합병원으로 이동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광양에서 약 1시간 25분, 여수에서 약 1시간 39분이 걸리는 반면 목포는 약56분이면 도착할수 있다. 이처럼 대형 산업재해가 발생해도 가까운 곳에 상급병원이 없어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치고 손 한 번 쓸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 전남 동부권의 현실이다. 순천시를 비롯한 전남동부권은 높은 고령화, 산업단지 밀집으로 중증응급질환에 대한 양질의 의료서비스 혜택이 절실한 대한민국의 유일한 의료사각지대인 셈이다. 매년 지속적으로 사고가 발생하지만 마땅한 의료시설 조차 하나 없는 전남동부권의 산업단지 응급환자들은 어디로 가야하는 것일까.

_정지수·류승미 기자

첨부파일
맨위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