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면(鄭雲? 1906~1948) 종이에 엷은 색
정운면은 담양 출신으로 허백련이 1938년 발족한 연진회(鍊眞會)의 창립멤버로 활약하는 등 호남의 대표적인 화가의 한 사람이었다. 이 그림은 남농 허건(南農 許楗 1907~1987)에게 그려준 것으로, 비 갠 뒤의 강변풍경을 농담이 서로 다른 미점을 겹쳐 사용하여 그렸다. 화면 위에 깔끔한 필치로 쓴 화제시는 선면이라는 공간을 적절하게 잘 활용한 동강의 구도감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맑게 갠 어두운 산빛이 암자 앞을 가득 덮었고 晴暗山色滿庵前展
눈을 부릅뜨고 뛰어 오른 것은 신선을 닮게 하고자 했네. 眺飄飄欲似仙
미점을 겹쳐가면서 새로운 발묵법으로 그린 이 한 폭은, 一幅米顚新潑墨
재주도 갖지 못했으면서 용이 잠자는 모습을 본떠보려 했네. 不將工巧?龍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