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계절(季節)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北方)으로 휩쓸려 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高原) 서릿발 칼날진 그 위에 서다 어데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1940년 『문장』 1월호에 발표된 시로, 절망적인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시인의 처절한 몸부림이 느껴진다.‘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있다.자유과 주권이라는 추상적인 것을 위해 스러져간 그들에게 국가유공자라는 예우가 주어지지만, 그 가운데 많은 이들이 기초생활수급자이다.나라를 위해 온몸을 내던진 분들의 후손은 끼니를 걱정하고, 일제에 아첨해 호의호식한 친일파의 후손은 부유한 삶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진정한 우리 사회의 현실이란 말인가.다행히도 맞물린 톱니바퀴는 점점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서울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나라사랑채는 형편이 어려운 독립·민주 유공자와 그가족을 위해 시세보다 절반 정도 저렴한 가격에공급한 공공임대 주택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광복절 축사를 빌어, 독립유공자들이 더 이상 잊힌 영웅으로 남게 하지 않겠다며 후손들의합당한 예우를 약속했다.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우리가 지금 누리는 자유는 과거 조상들이 목숨 바쳐 싸운 투쟁의 결과물이다. 진실은 반드시 따르는자가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루는 날이 올 것이다.
_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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