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4년째, 하지만 여전히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근로자는 끊이질 않는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근로감독관의 지도와 지시에 따라 사용자가 의무를 모두 이행해, 법 위반 없음으로 처리된 사건이 약 69%였으며, 법 위반이 확인된 경우 관련법에 따라 개선 지도나 검찰 송치, 기소 송치 등의 조치를 받은 비율도 약 31%였다. 즉, 과태료가 아닌 다른 방식들로 괴롭힘에 대한 조치가 취해진 것이다.

이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고통을 호소한 A씨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Q. 어떠한 괴롭힘으로 고통을 받고 계신가요?

A. 저는 올해 초, 직장 동료분에게 관심이 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직접적은 거절 의사를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연락이 오고 있는 상태입니다.

Q. 이후 상황을 더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A. 같은 회사인지라 예의를 지켜서 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다른 분들이 보기에는 피해라고 생각하지 않으실 수도 있어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A. 처음에 퇴근 후에 만나자는 연락이 와서 그때 싫다는 의사를 표현했습니다. 그런 일이 있고 다음 주, 화이트데이가 있었는데 사탕과 초콜릿과 장미를 선물받았습니다. 전주에 불편하다는 말과 함께 확실한 거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제 의사를 무시한 채 원치 않은 구애가 시작되었습니다. 불쾌한 감정뿐이었기에 다시 그 분 자리에 선물 받은 것들을 돌려드리고 자리를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 날 저녁, 그 분에게서 또 다른 연락이 왔습니다. 그 내용은 즉슨, 자신의 좋아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이니 앞으로는 저를 배려하는 행동만 하겠다며 지켜봐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연락을 받고 저는 어떠한 것도 하지 말아달라고 업무적인 연락 외에는 연락하지 말아달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저의 거절 의사는 또다시 무시 당한 채 지속적인 사적 연락이 오고 있는 상태입니다.

Q. 현재 상태는 어떠한가요?

A. 오늘 있었던 일을 잠깐 말씀드리자면, 다른 직장 동료 분의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착각의 여지조차 주고 싶지 않아 최대한 눈을 피하고 인사도 하지 않았지만 또다시 집에 잘 들어갔냐는 일방적인 연락이 오고 있습니다.

Q. 직장 내 괴롭힘에 어떠한 대처를 하고 있나요?

A. 제가 할 수 있는 것에 한해 단호한 거절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렇게 연락하는 거 자체가 불편하니 업무적인 연락 외엔 연락하지 말아주세요.’, ‘저의 거절에 대한 답장도 하지 말아주세요’와 같은 말과 더불어 일상적인 대화와 인사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Q. 지금 심정은 어떠신가요?

A. 거절 의사를 밝혔음에도 무시당한 채 자신의 감정만을 고집하는 그 분에게 얼마나 더 많은 거절을 해야하며 이 거절이 받아들여지기나 하는지에 대한 답답함이 가장 큽니다. 더불어, 작은 회사이기에 다른 동료분께 말하지 못한다는 불편함이 있으며 회사를 계속 다녀야하는 입장이기에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고통 속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무력함과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늘 존재하고 있습니다.

직장갑질 119의 통계에 따르면 A씨와 같은 직장 내에 ‘원치 않은 구애’를 경험한 여성 직장인이 11%로 10명 중 1명꼴로 존재한다. 이들의 생각은 막연한 불안이기보다는 현실에 가깝습니다. 피해자임에도 생계와 연결이 되어있기에 신고에도 두려움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의 여성 직장인들은 회사가 나의 피해를 보호해 주지 못할 거란 불안감도 지니고 있습니다. 직장갑질 119 설문에 따르면 여성 직장인의 64%는 ‘회사에 알려져도 회사가 보호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과 동시에 87%는 ‘신고를 하더라도 국가가 보호해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직장 내 괴롭힘 상담 센터 1522-9000와 직장갑질 119 오픈채팅방을 이용할 수 있다. 직장 내 괴롭힘 상담 센터의 상담 운영 시간 09:00-12:00, 13:00-18:00(토요일, 공휴일, 근로자의 날 휴무)은 이렇게 되며, 직장 갑질 119를 통한 상담은 2가지가 있다. 첫 번째, 오픈채팅방을 이용해 익명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와 두 번째, 이메일 상담이 있다. 상담을 받다가 상담이 길어지거나 문의할 것이 많을 때, 긴밀한 상담을 원할 때는 gabjil119@gmail.com으로 메일을 보내는 방법이 있다.

_김연우 기자